현대기하학이라 쓰고 근대기하학이라 읽는다 #1~2

by Lee Yeo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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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to Modern Geometry #1~2

Scribed by Yeohyeon Lee

Introduction

기하학이란 무엇일까? Felix Klien의 정의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의 마음속엔 기하학이란 `공간'에 대한 공부라는 것이 떠오른다. 이 책에 담겨있는 많은 내용들은 이제 고전기하 혹은 근대기하 정도로 소개할 수 있을 법하다.

유클리드 기하와 비유클리드 기하로 구분하자면, 이 책의 제1, 3, 5장은 유클리드 기하, 제2, 4장은 비유클리드 기하라 할 수 있겠다. 공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며 더 성숙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기하를 공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제1장에서는 isometry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유클리드기하를 재조명 해보는 공부를 해본다. 제2장 구면기하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구면이니까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제3장은 중등기하에서도 많이 다루는 원뿔곡선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고 특히 케플러의 법칙에 관한 공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제4장은 magic geometry! 정말 기대되는 내용이지만, 살펴볼 시간이 많지는 않을 듯 하다. 제5장에서는 경우 4차원 시공간에 대한 두 가지 공리, 즉 서로 다른 관성계에서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된다는 것과 빛의 속력은 일정하다는 공리로부터 공간을 보는 하나의 관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009년도에 동일한 책으로 공부를 해 본바 있지만, 다시 봐도 새롭다. 공부할 수 있는 주제가 많은 듯 하다. 새삼 이 교재가 수학교사가 배경지식으로 알고있어야할 기하의 여러 topic들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종종 이 책을 언젠가 다시 한 번 정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올 해 드디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공부해보자.

1. Euclidean Geometry

1.1 What is Geometry?

  • 유명한 유클리드 5공준을 상기해보자. 간단히 대충 언급해보자면,
    1. 서로 다른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2. 선분을 계속 연장할 수 있다.
    3. 한 점과 길이가 주어지면, 그 점을 중심으로 하고 주어진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이 존재한다.
    4.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5. 직선 \(\ell\)과 그 직선 위에 있지 않은 점 \(\mathrm{P}\)가 있을 때, 점 \(\mathrm{P}\)을 지나고 \(\ell\)과 만나지 않는 직선을 단 하나 그을 수 있다.
    다른 네 공리들이 매우 간결하고 자명해보이는 것에 비해 다섯번째 공준은 다소 긴 형태로 기술되어 있다. 실제로 이 다섯번째 공준인 평행선 공리는 여러 형태로 기술되곤 한다.\footnote{즉 5번째 공리만을 다른 명제로 대체한, 동치인 공리계가 (여러개) 존재한다.} 위에 기술한 것은 학교 수학의 교과서 등 여러 책에서 사용하는 형태이다. 참고로 유클리드의 원론에 기술된 버전은
    ``두 직선을 가로지르는 한 직선이 같은 쪽에서 2직각보다 작은 내부각을 이룬다면, 처음의 두 직선을 계속 연장해나갈 때, 각이 2직각보다 작은 쪽에서 반드시 두 직선이 만난다.''
    라는 더 복잡해 보이는 형태이다. 이는 아마도 예전 유클리드의 시대에는 `무한'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피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다.
  •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많은 수학자들이 이 다섯번째 공리는 다른 공리계로부터 유도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졌으며 이에 대한 해답은 거의 2000년이 지난 후인 1829년 러시아의 로바체프스키(Lobachevsky)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시기인 1831년에 독립적으로 헝가리의 수학자 보여이(Bolyai)에 의해서도 제시되었다.\footnote{보여이는 13세에 (가우스의 절친이었던) 아버지로부터 미적분학을 배워 통달하였고 9개의 외국어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바이올린과 펜싱에도 아주 능숙하여 13번의 펜싱 대결과 13번의 바이올린 연주를 한 일화가 있다고. } 평행선 공준이 다른 네가지 공리에 독립적이라는 이 발견은 현재는 역사의 중요한 장면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이들 두 수학자의 업적은 이들의 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다고 한다. 아마도 2000년간 벗어나지 못했던 유클리드 공간이 아닌 새로운 기하학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는 이 놀라운 발견을 받아들이기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닐지.
  • 2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를 정말 잘 반영하고 있다고 믿었던 유클리드 공간이 아니라 다른 공간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여러 가지 기하가 등장하고, 여러 기하들 사이의 관계는 무엇인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가장 잘 반영하는 기하는 무엇인지 등 여러 가지 질문들이 등장하였다. 이들 여러 질문들과 이야기들은 결국 ``도대체 기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을 묻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 1872년 독일의 에를랑겐 대학교에서 펠릭스 클라인(Felix Klein)은 ``최근의 기하학 연구에 관한 비교 고찰''제목의 강연을 발표하였다. 이 강연을 에를랑겐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클라인은 그 강연에서 공간 \(S\)와 \(S\) 위의 [군을 이루는 변환들의 모임]이 있을 때,
    ``기하학이란 변환군에 불변인 성질들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라고 제안하였다.
  • 예를 들어 \(\mathbb{R}^{2}\) 위의 등장변환(isometry)들의 모임은 하나의 군을 이룬다. 이 군을 \(G\)라 표기할 때, 클라인의 관점에서는 \(R^{2}\)에서의 유클리드 기하학이란 \((\mathbb{R}^{2}, G)\)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다른 예로
    • \(S^{2}\) 위에서의 회전이동 군 \(\mathbf{O}(3)\big\vert_{S^{2}}\)
    • \(\mathbb{P}^{2}\) 위에서의 \(\mathbf{GL}(3)\).
    • 위상공간 \(M\)이 있을 때 homeomorphism \(h: M\to M\)들을 모두 모아 놓은 군.
    • \(\mathbb{H}^{2}\) 위에서의 변환군 등
    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즉 공간 \(S\)에 대하여 \(S\) 위의 변환군 \(G\)가 주어질 때마다 새로운 기하 \((S, G)\)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현대적인 관점에서 유클리드 기하의 key word는 바로 \(\mathbb{R}^{n}\)이라는 공간과의 이 공간 위에서의 변환군인 것이다. 이 변환군에 대한 이해를 통해 유클리드 공간의 본질적인 측면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1.2 Isometry

  • 합동이라는 것을 이제 어떤 방식으로 정의하는지 살펴보자. 평면 \(\mathbb{R}^{2}\)에 놓인 두 도형 \(F, F'\)가 있을 때, 적당한 합동변환군의 원소 \(f: \mathbb{R}^{2}\to \mathbb{R}^{2}\)에 의해 \(f(F)=F'\)가 성립하면 두 도형 \(F\)와 \(F'\)이 서로 합동이다라고 정의한다. 즉 `합동'이라는 것은 합동변환군에 속하는 변환에 의해서 옮겨질 수 있는 도형들간의 관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 우리는 앞으로 이 강의에서 주로 ``변환군''을 기술하는 방법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유클리드 공간의 변환군이라는 것은 그냥 단순히 평행이동, 회전, 반사 그리고 이들의 적당한 유한번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변환군이 바로 합동변환군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기하, 예를 들어 구면기하나 사영기하 혹은 쌍곡기하와 같은 다른 공간에서의 공부를 염두해두면 좀 더 합동변환군의 원소들의 본질적인 측면을 들여다 봐야한다.
  • 예를 들어 즉 유클리드기하에서의 평행이동이란 각 공간의 각 점들을 일정한 벡터를 이용해서 모두 옮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개념을 그냥 단순히 구면기하와 같은 다른 공간에서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합동변환을 `평행이동, 반사, 회전들의 유한번 합성'이라고 기술하는 것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더 본질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이 바로 합동변환을 isometry로 이해하는 관점인 것이다.
  • 이러한 관점이 유의미한 것은, 거리를 보존하는 변환, 즉 isometry라는 개념은 유클리드 공간에서뿐만 아니라 (거리가 주어져 있는) 다른 그 어떤 공간에서도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 예를 들어 \(\mathbb{R}^{2}\)에서 \(\mathbb{R}^{2}\)로 가는 isometry들의 모임을 실제로 구해보면, 그 결과가 평행이동, 반사, 회전이동으로 생성한 변환군이 된다. 같은 관점으로 \(\mathbb{H}^{2}\) 위에서의 isometry들의 모임들 또한 실제로 계산해보면 이 공간에 맞는 변환군을 얻게 될 것이다.

1.3 선형대수로 살펴본 등장사상

우리는 주로 \(\mathbb{R}^{2}\)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것이지만, 많은 논리들을 \(\mathbb{R}^{n}\)에 대한 이야기로 일반화 할 수 있을 것이다.

Definition

  1. 두 점 \(P, Q\in\mathbb{R}^{2}\)에 대하여 \(P\)와 \(Q\) 사이의 거리 \(d(P, Q)\)를 \( d(P, Q):=\Vert P-Q \Vert=\sqrt{\sum_{i}(p_{i}-q_{i})^{2}} \)로 정의한다.
  2. 변환 \(F: \mathbb{R}^{2}\to \mathbb{R}^{2}\)가 isometry라는 것은 모든 \(P, Q\in\mathbb{R}^{2}\)에 대하여 \[ d(P, Q)=d(F(P), F(Q)) \] 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Remark. $\langle P, Q \rangle:=\sum p_{i}q_{i},\quad \Vert P \Vert = \sqrt{\langle P, P\rangle}$

Theorem . 변환 \(F : \mathbb{R}^{2}\to \mathbb{R}^{2}\)가 isometry이고 \(F(0)=0\)이면 다음이 성립한다.

  1. \(\langle P, Q \rangle=\langle F(P), F(Q) \rangle,\quad \forall P, Q\in\mathbb{R}^{2}\)
  2. \(F\) is linear map.

Proof.

  1. 먼저 모든 \(P\)에 대하여 \(\Vert P \Vert= \Vert P-0 \Vert= \Vert F(P)- F(0)\Vert =\Vert F(P) -0 \Vert=\Vert F(P)\Vert\)이 성립함을 바로 알 수 있다. 즉 isometry는 norm을 보존한다. 그리고 \(d(P, Q)=d(F(P), F(Q))\)의 양변을 제곱한 \[ \Vert P-Q \Vert^{2}=\Vert F(P)-F(Q) \Vert^{2} \] 를 \begin{align*} \mbox{(L.H.S.)}&=\langle P-Q, P-Q\rangle = \Vert P\Vert^{2} -2\langle P, Q\rangle +\Vert Q\Vert ^{2}, \\ \mbox{(R.H.S.)}&=\langle F(P)-F(Q), F(P)-F(Q)\rangle \\ &= \Vert F(P)\Vert^{2}-2\langle F(P), F(Q)\rangle + \Vert F(Q)\Vert^{2} \end{align*} 로 정리할 수 있는데, 여기서 \(\Vert P\Vert=\Vert F(P)\Vert, \Vert Q\Vert=\Vert F(Q)\Vert\)이므로 결국 \(\langle P, Q\rangle=\langle F(P), F(Q)\rangle\)을 얻는다.
  2. \(F\)는 내적을 보존하므로 basis element들의 크기 및 서로가 이루는 각들을 그대로 보존한다. 따라서 \(\{ \mathbf{e}_{i}\}_{i}\)가 \(\mathbb{R}^{2}\)의 orthonormal basis, 즉 \(\langle \mathbf{e}_{i}, e_{j}\rangle=\delta_{ij}\)라면 \(\{ F(\mathbf{e}_{i})\}_{i}\)도 \(\mathbb{R}^{2}\)의 orthonormal basis가 된다. 이제 임의의 \(P\in \mathbb{R}^{2}\)가 있을 때, \(P=\sum p_{i}\mathbf{e}_{i}\)로 둘 수 있다. 이때 \begin{align*} F(P)&= \sum \langle F(P), F(\mathbf{e}_{i})\rangle F(\mathbf{e}_{i}) \\ & = \sum \langle P, \mathbf{e}_{i}\rangle F(\mathbf{e}_{i}) \\ & = \sum p_{i}F(\mathbf{e}_{i}) \end{align*} 를 얻는다. 즉 \(F(\sum p_{i}\mathbf{e}_{i})=\sum p_{i}F(\mathbf{e}_{i})\)이다. 따라서 \(P=\sum p_{i}\mathbf{e}_{i}, Q=\sum q_{i}\mathbf{e}_{i}\in \mathbb{R}^{2}\)와 \(a, b\in\mathbb{R}\)에 대하여 \begin{align*} F(aP+bQ)&= F\left( a\sum p_{i}\mathbf{e}_{i}+b\sum q_{i}\mathbf{e}_{i} \right)\\ &= F\left( \left( a\sum p_{i}+b\sum q_{i}\right)\mathbf{e}_{i}\right) \\ & = F\left( \sum(ap_{i}+bq_{i})\mathbf{e}_{i}\right)=\sum(ap_{i}+bq_{i})F(\mathbf{e}_{i}) \\ &= a\sum p_{i}F(\mathbf{e}_{i}) +b\sum q_{i}F(\mathbf{e}_{i}) \\ &= aF\left(\sum p_{i}\mathbf{e}_{i}\right)+bF\left(\sum q_{i}\mathbf{e}_{i}\right) \\ &= aF(P)+bF(Q) \end{align*} 이 성립한다.
  3. \qedhere

  • 위의 논의는 굉장히 강한 두 조건(등장사상 및 원점을 원점으로 보냄)을 가정한 이야기이다. 때문에 대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꽤있다. 위의 논의를 다시 써보면 원점을 원점으로 보내는 isometry $F: \mathbb{R}^2\to \mathbb{R}^2$는 항상 내적을 보존하고, 즉 \[ \langle P, Q\rangle=\langle F(P), F(Q)\rangle,\quad \forall P, Q\in\mathbb{R}^2 \] 이고, 특히 선형사상이다. 따라서 $F$와 적당한 한 행렬 $A\in\mathfrak{M}_{2,2}(\mathbb{R})$를 동일시 할 수 있다. 즉 모든 $P$에 대하여 $F(P)=AP$인 행렬을 생각할 수 있다. 이때, \begin{align*} \langle P, Q\rangle & = \langle F(P), F(Q)\rangle \\ & = \langle AP, AQ\rangle \\ & = \langle P, A^t AQ\rangle \end{align*} 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줄의 등호는 직접 계산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즉 임의의 $P, Q$에 대하여 \[ \langle P, Q\rangle=\langle P, A^t AQ\rangle \] 이 성립하므로 $A^tA=I$이다. (역도 성립한다.) 즉 $A$가 내적을 보존하는 선형사상일 필요충분조건은 $A^tA=I$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A$를 직교행렬이라 부르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 행렬의 size가 작으므로 어렵지 않은 계산을 통해 $A$가 반드시 \[ \begin{pmatrix} \cos\theta & -\sin\theta \\ \sin\theta & \cos\theta \end{pmatrix}\quad\mbox{혹은}\quad \begin{pmatrix} -\cos\theta & \sin\theta \\ \sin\theta & \cos\theta \end{pmatrix} \] 꼴 이어야만 함을 얻을 수 있다. 왼쪽의 행렬은 원점을 중심으로한 회전, 오른쪽의 행렬은 회전과 대칭의 합성임을 쉽게 알 수 있다.

Definition $n\times n$-orthogonal matrix들 전체의 모임을 $\mathbf{O}(n)$로 나타낸다. 즉 \[ \mathbf{O}(n):=\left\{ A\in\mathfrak{M}_{n,n}(\mathbb{R})\mid A^tA=I\right\}. \] 그리고 $\mathbb{R}^n$ 위의 isometry 중 원점을 고정하는 사상을 orthogonal operator라고 부르기도 한다. Orthogonal operator들 전체의 모임을 $\mathbf{O}(\mathbb{R}^n)$으로 나타낸다. 즉 \[ \mathbf{O}(\mathbb{R}^n):=\left\{ L\in\mathfrak{L}(\mathbb{R}^n, \mathbb{R}^n)\mid \mbox{$\Vert L(P)-L(Q)\Vert=\Vert P-Q\Vert$ for all $P, Q\in\mathbb{R}^n$ }\right\}. \]

Remark. 등장사상 $F:\mathbb{R}^2\to\mathbb{R}^2$가 주어졌을 때, $G:\mathbb{R}^2\to\mathbb{R}^2$를 $G(P):=F(P)-F(0)$으로 정의하면 $G$는 $G(0)=0$인 등장사상이다. 즉 $G\in\mathbf{O}(\mathbb{R}^2)$, 다시말해 \[ F=C+F(0),\quad\mbox{여기서 $C$는 적당한 $\mathbb{R}^2$의 orthogonal operator.} \] 로 임의의 등장사상은 원점을 원점으로 보내는 등장변환과 평행이동의 합성이다.

  • 등장사상 $F$가 1-1, onto이라는 것을 기하학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1-1은 서로 다른 점이 $F$에 의해 서로 다른 점으로 간다는 것이니 매우 자명하다. 그리고 onto는 삼각형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 자세한 확인은 추후에 꼭 해보자. 추후에 시간을 꼭 내어 지금까지의 논의를 기하학적인 접근으로 다시 써보자.

Theorem . 사상 $F: \mathbb{R}^2\to\mathbb{R}^2$가 isometry이고 $\alpha$가 $\mathbb{R}^2$ 안의 곡선이라면 $\alpha$의 길이와 $F(\alpha)$의 길이는 동일하다.

  • 곡선의 길이가 보존된다는 것은,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보존된다는 것과는 다른 level의 이야기인 것인데, 위 정리는 두 점 사이의 거리를 보존해주는 isometry는 두 점사이의 거리뿐만 아니라 곡선의 길이까지도 보존한다는 것이다.
  • 그러나 이 논의를 곰곰 생각해보려면, 우선 도대체 곡선의 길이가 과연 무엇인지를 먼저 들여다 보아야만 함을 알 수 있다.

1.4 곡선의 길이

  • 물론, 먼저 곡선이 무엇인가부터 정의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곡선을 미분기하를 공부할 때와는 좀 달리, 구간 $[a, b]$에서 정의된 연속함수 $\alpha: [a, b]\to\mathbb{R}^2$가 있을 때, $\alpha([a, b])$의 image를 곡선이라 정의하자.
  • 코흐의 눈송이 곡선도 생각해보자. 이 곡선은 모든 점에서 미분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곡선이 아니었던가. 이 곡선의 길이는 무엇일까?
  • 보통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코흐의 눈송이 곡선은, 1단계, 2단계, \ldots 들을 좀 소개한 다음,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했을 때, \dotemph{얻어지는} 곡선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사실 이는 꽤나 비약이 심한 정의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0.9, 0.99, \ldots$를 계속 반복하여 얻어지는 수 $0.\dot{9}=0.999\cdots$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엄밀하게 접근하자면 실제로 $0.999\cdots$이 실수인가를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어떤 과정을 한 없이 반복하여 얻어진다는 코흐의 눈송이 곡선의 존재성도 실은 좀 더 심오한 이야기가 그 기저에 깔려있다고 할 수 있겠다.
  • 아무튼, `곡선'이라면 그 곡선의 길이를 이야기 해야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미분'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그 길이를 이야기하는 것. 그저 단순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겠다.
  • 코흐가 눈송이 곡선을 발견한 것을 하나의 업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각 단계의 곡선들이 하나의 곡선(즉 한 구간에서 정의된 연속함수의 상으로서의 곡선)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코흐의 눈송이 곡선을 만드는 각 단계를 한없이 반복하여 얻어지는 곡선이 존재한다는 것은, 각 $n$단계에서의 곡선을 $\gamma_n$이라 할 때, $\gamma_n\to\gamma$인 곡선 $\gamma$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 그런데, 도대체 곡선의 열이 하나의 곡선으로 한없이 가까이 간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예를 들어 그림 \begin{center} \includegraphics[width=.5\textwidth]{example-image} \end{center} 에서 표현한 곡선열을 생각해보자. 각 단계의 곡선을 $\gamma_n$이라 하고, 밑변을 $\gamma$라 할 때, $\gamma_n\to \gamma$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상당히 자주하는 질문이다. 직관적으로 그림을 살펴볼 때, 각 단계를 반복하여 얻는 곡선은 밑변으로 가까이 수렴하는 듯하다. 많은 학생들이 질문하는 포인트는 각 단계의 곡선의 길이에 대한 질문이다.
    각 단계의 곡선의 길이는 항상 $2$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즉 곡선 $\alpha$의 길이를 $L(\alpha)$라 할 때, 모든 $n$에 대하여 $L(\gamma_n)=2$이다. 즉 $\gamma_n\to \gamma$인 듯 하지만, $L(\gamma_n)\not\to L(\gamma)$이다. 이는 마치 $a$로 수렴하는 수열 $\{a_n\}$과 연속함수 $f$가 있을 때, $f(a_n)\to f(a)$가 성립하는가를 생각하는 것과도 비슷한 상황인데, 지금 상황은 마치 곡선의 길이를 주는 함수 $L$이 마치 연속함수가 아닌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 어떤 곡선들이 하나의 곡선에 한없이 가까이 가는데, 그 각 곡선의 길이값들은 수렴하지 않는 것, 그닥 자연스럽지 않아 보인다. 다음 그림도 한 번 살펴보자. \begin{center} \includegraphics[width=.5\textwidth]{example-image} \end{center} 이 상황은 또 각 곡선도 하나의 곡선에 수렴하고 곡선의 길이도 잘 수렴하는 상황이다. 이것은 앞의 상황보다는 좀 자연스럽다. 결국 지금까지의 논의가 뜻하는 것은 ``함수가 어떤 함수에 가까이 간다.''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곡선의 길이를 주는 함수 $L$이 연속이 되기도, 혹은 연속이 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다.
  • 하나의 함수 $f: X\to Y$가 연속이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 그리 낯선것만은 아닌 것이, 위상수학을 생각해볼 때, 각 정의역과 공역의 위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연속이 될 수도 있고 안 될수도 있는 수많은 예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 그러면 곡선과 곡선 사이의 거리를 무엇으로 바라볼 것이냐에 따라, 물론 $L$이 연속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두 상황을 생각해보면 각각의 상황에서의 곡선과 곡선의 거리가 서로 다른 개념으로 정의된 상황이다. 첫번째 그림에서 살펴본 상황은 \[ \Vert \gamma_n(t)-\gamma(t)\Vert\to 0 \] 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번째 그림의 상황은 \[ \Vert \gamma_n(t)-\gamma(t)\Vert +\Vert \gamma_n'(t)-\gamma'(t)\Vert \to 0 \] 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즉 단순한 거리도 $0$으로 가고, 더불어 도함수들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 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둘 다 가능한 거리의 개념으로 필요에 따라 각 거리를 명확히 제시하고 앞서 논의했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코흐 눈송이 곡선의 경우, 첫 번째 거리를 이야기 한 것이다.
  • 코흐 눈송이 곡선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그 길이를 계산해보았듯이 곡선의 길이는 무한대로 발산한다. 이 곡선은 유한한 길이를 갖는 도형에 포함되지만, 무한한 길이를 갖는 특이한 형태의 곡선이다.
  • 다시 본래 하려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곡선의 길이는 어떻게 정의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보자. 아주 자연스러운 접근방법은 곡선 $\alpha: [a, b]\to \mathbb{R}^2$의 정의역을 $n$등분하여 얻은 $n$개의 선분들의 길이 \[ \sum_{k=1}^n d(\alpha(t_k), \alpha(t_{k-1})) \] 의 극한, 즉 \[ \lim_{n\to\infty}\sum_{k=1}^n d(\alpha(t_k), \alpha(t_{k-1})) \] 으로 구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극한값이 존재한다면, 그 곡선의 길이를 이 극한값 그 곡선의 길이로 정의하는 것이다. 그런데 곡선의 정의역을 분할하는 방법에 따라, 이 정의를 통해, 첫번째 그림의 도형을 생각해보면 그 길이가 $1$이 될 수도, $2$가 될 수도 있을 터, 그 곡선의 길이가 잘 정의될 수 있도록, \begin{equation}\label{eq:length} \sup\left\{ \sum_{k=1}^n d(\alpha(t_k), \alpha(t_{k-1}))\right\} \end{equation} 가 실수로서 존재할 때, 그 값을 $\alpha$의 길이로 정의한다. 그러면 길이를 갖는 곡선 $\alpha$를 isometry $F$로 옮긴 것을 $\beta$라 할 때 $\beta$는 길이를 갖는 곡선이며 $L(\alpha)=L(\beta)$가 성립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 이제 `길이를 갖는 곡선'이라는 개념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곡선을 위와 같은 식으로 계산한다는 것은 꽤나 번거로울 수 있다. 그래서 보통 미분가능성이라는 조건을 걸어서 계산의 편의성을 높이기도 한다. 즉 미분가능한 곡선이라는 더 좋은 곡선들을 가져와서 곡선의 길이를 쉽게 계산할 수 있는 곡선들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는 곡선의 길이를 그냥 \begin{equation}\label{eq:lengthdiff} L(\alpha)=\int_{a}^{b}\Vert \alpha'(t)\Vert\mathrm{u}t \end{equation} 로 정의한다. 실제로 미분가능한 곡선에 대해서 \eqref{eq:length}\와 \eqref{eq:lengthdiff}가 서로 일치한다는 것은 연습문제이다. (해석학에서 이런 확인은 많이 하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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