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기하의 역사

by Lee Yeo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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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99/2006년에 발행된 책인 [곡선과 곡면의 미분기하학(쇼시치 고바야시/청문각)]의 ``맺는말''을 발췌한 것이다. 이 책은 저명한 기하학자 쇼시치 고바야시의 일본어교재를 경희대학교의 김병학교수님이 번역하여 출간한 책이다. 현재는 절판되어 구입이 불가능한 듯 하다. %(내가 갖고 있는 책이 글씨가 희미해져서 다시 구입하고 싶은데, 구입할 길이 없는 듯.) 그 유명한 고바야시의 미분기하교재와는 다른 책으로 매우 친절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학부수준 교재이다. 이 교재의 맺는말에 해당하는 부분이 지금 옮겨적은 글이지만, 별도로 이 글의 제목을 붙인다면 `미분기하의 역사'도 적절한 듯 하다. 저자는 이 맺는말을 통해, 비교적 현대의 미분기하의 역사를 짚어주고 있으며, 열심히 공부하라는 메세지로 훈훈한 인사를 하고 있다.
** 고바야시의 책이 출간될 당시(1995년)에는 생존했었지만 돌아가신 수학자에 대한 정보 등 아주 약~간 수정한 부분도 있음.

미분기하는 그 이름에서 나타내듯이, 미적분의 방법을 기하학적 문제에 응용하는 학문으로, 그 역사는 미적분과 마찬가지로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평면곡선의 곡률에 대한 연구는 C. Huygens(1626-1695)나 I. Newton(1642-1727)이 이미 다루었으며, 공간곡선의 미분기하도 G. Monge(1746-1818)에 의하여 1770년대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J. Bernoulli(1667-1818)\footnote{Johann Bernoulli.}, L. Euler(1707-1783), J. B. M. C. Meusnier(1754-1793), G. Monge의 제자 C. Dupin(1784-1813), 그 외에 J. L. Lagrange(1736-1813), A. L. Cauchy(1789-1857) 등의 노력에 의해 곡면론도 점점 발전하였지만, 현대적인 미분기하는 C. F. Gauss(1777-1855)가 1827년에 발표한 ``Disquisitiones circa superficie curvase''(곡면의 연구)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에서 Gauss는, 곡률을 구면표시에 의해여 대응하는 구면과 곡면의 작은부분의 면적의 비의 극한으로서 정의하여 그것을 제1기본형식 및 제2기본형식으로 표시한 후, 긴 계산에 의하여 \begin{align*} 4(EG-F^2)^2K&= E\left[ \frac{\partial F}{\partial v} \frac{\partial G}{\partial v } -2\frac{\partial F}{\partial u} \frac{\partial G}{\partial v}+\left( \frac{\partial G}{\partial u}\right)^2 \right]\\ & + F\left[ \frac{\partial F}{\partial u} \frac{\partial G}{\partial v}-\frac{\partial E}{\partial b} \frac{\partial G}{\partial u}-2\frac{\partial E}{\partial v} \frac{\partial F}{\partial v}\right. \\ & \quad \left. -2\frac{\partial F}{\partial u} \frac{\partial G}{\partial u} + 4\frac{\partial F}{\partial u} \frac{\partial F}{\partial v}\right] \\ &+ G\left[ \frac{\partial E}{\partial u} \frac{\partial G}{\partial u} -2\frac{\partial E}{\partial u} \frac{\partial F}{\partial v} + \left( \frac{\partial E}{\partial v}\right)^2\right] \\ & \quad -2(EG-F^2)\left[ \frac{\partial^2 E}{\partial v^2}-2\frac{\partial^2 F}{\partial u\partial v}+\frac{\partial^2 G}{\partial u^2}\right] \end{align*} 을 유도하고, 곡률이 제1기본형식에만 의존한다는 유명한 정리를 설명하고 있다. 같은 논문에서 Gauss-Bonnet 정리를 특별한 경우, 즉, 측지선을 변으로 하는 삼각형의 경우에 대하여 증명하고 있다(1848년에 O. Bonnet(1819-1892)가 그것을 일반적인 경우에 대해 증명하였다). 또한 곡면을 두 개의 매개변수 $u, v$로 표시하여 조사하는 방법을 체계화한 사람도 Gauss이다. Gauss시대에는 유런에서 조차도 아직 지도가 정확하지 않아서, Gauss자신도 측량의 이론적인 면과 현장조사를 병행했으며, 그것이 미분기하의 업적을 전후하여 있는 것은 물론 우연이 아니다.

다음으로 미분기하의 대발전의 계기가 된것은 1854년에 G. F. B. Riemann(1826-1866)이 G\"ottingen대학에서 발표한 취임강연 ``\"Uber die Hypothesen, welche der Geometrie zugrundie ligen''(기하학의 기초를 이룬 가정에 대하여)으로서, 그 중에 Gauss의 곡면론을 $n$차원의 다양체에 확장하는 것을 제창하였다. 이것이 지금 Riemann기하라 불리워지는 것의 시작이다.

또한 1872년에 F. Klein은 Erlangen대학에서의 취임강연에서 ``Vergleichende Betrachtung \"uber neuere geometrische Forschungen''(최근의 기하학연구의 비교고찰)이라는 주제로, 기하학이라는 것은 주어진 변환군에 의하여 불변인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견해를 내세웠다. 이것에 의하여, 유클리드 기하, 사영기하, 아핀기하 등 여러 기하가 통일적 입장에서 이해되게 되었으며, Klein의 강연은 Erlangen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나중까지도 큰 영향을 남겼다.

그 후, C. G. Ricci(1853-1925)와 T. Levi-Civita(1873-1941)의 텐서해석에 관한 1901년의 논문, Levi-Civita의 1917년의 Riemann-공간에 있어서 평행이동에 관한 논문을 거쳐, Riemann기하는 점점 발전하여 왔다. A. Einstein(1879-1955)이 일반상대성이론(1916)을 기술하기 위하여, 4차원 부정치 형식의 Riemann tensor에 토대를 둔 텐서해석을 사용한 이래, 고차원 Riemann기하의 연구는 점점 더 활발하여졌다.

한편, H. Weyl(1885-1955)는, Riemann 기하학에서, 공변미분, 평행이동의 개념을 뽑아내어서 아핀기하(1918), 측지선의 개념을 추출하여서 사영미분기하, 또한 각의 개념에만 눈을 돌려 공형미분기하(1921)을 창시했다. 이 Weyl의 업적은 미국의 L. P. Eisenhart(1876-1965), O. Veblen(1880-1960), T. Y. Thomas(1899-1984)등에 의하여 계속되어, 1920년대 30년대의 미분기하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한편 프랑스의 E. Cartan(1869-1951)은 1923년부터 1925년에 걸쳐, 아핀, 사영, 그리고 공형미분기하를 Klein의 사상과 조화하는 형태로 전개하였다.

본문 중에서 곡면을 조사하는데 있어서, 좌표계 $u, v$에 의존하는 벡터장 $p_u, p_v$를 사용하는 방법 이외에, $u, v$와는 무관한 정규직교틀 $e_1, e_2, e_3$를 사용하는 방법도 설명했지만, 이것은 4권으로 이루어진 곡면론의 책(Th\'eorie g\'en\'erale des surfaces)으로 알려져 있는 J. G. Darboux(1842-1917)에 의하여 시작된 움직이는 틀(moving frame)의 방법이다. Cartan은 움직이는 틀을 구사하고, 또한 미분형식의 방법을 창시하여, Lie군론, 미분기하에서 많은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구면은 곡률이 양수, Poincare의 상반평면은 곡률이 음수인 곡면임을 알고 있지만, Cartan은 그것을 고차원에서 일반화하는 대칭공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현재 Unitary표현론과 그 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미분형식은 G. de\ Rham(1903-1990)이 박사논문(1931)에서 다양체의 Cohomology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이래, 다양체의 topology의 연구뿐만 아니라, 대수기하의 연구에도 필수인 도구가 되었다. 움직이는 틀은 현재 topology와 fibre bundle개념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제4장에서는 곡면의 경우에 Gauss-Bonnet정리를 증명하였지만, 고차원에의 일반화는, 유클리드 공간내의 폐초곡면인 경우, 1925년에 H. Hopf(1895-1971)가, 그리고 일반차원의 폐부분 다양체의 경우, 1940년에 C. B. Allendoerfer(1911-1974)와 W. Fenchel(1904-1988)가 각각 독립적으로 증명한 것을 발판으로 하여, 1943년에 일반의 폐 Riemann공간에 대하여 Allendoerfer와 A. Weil(1906-1988)가 증명하였다. 그 다음해에 S. S. Chern(1911-2004)에 의하여 주어진 간단한 증명은 그 후 topology에서 중요한 transgression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이 방면은 Pontrjagin(1908-1988)류의 발견(1944), Chern류의 발견(1946)을 거쳐서, F. Hirzebruch(1927-2012)의 일반화된 Riemann-Roch정리, M. Atiyah(1929- )와 I. M. Singer(1924- )에 의한 지수정리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제3장의 \S 6에서 측지선을 변분법의 입장에서 보았지만, 이것은 변분학의 역사와 같이 오래된 연구분야로서, 특히, 닫힌 측지선의 연구는 H. Poincare(1854-1912)가, 볼록곡면상에는 반드시 폐측지선이 하나는 존재함을 증명한 이래, 역학계, Morse(1892-1977)의 이론과 결합하여, 오늘날에도 연구가 활발한 분야이다.

제5장에서는 기초적인 것만 설명하였지만, 극소곡면의 이론도 변분학과 같이 발전하여온 연구대상이다. 변분학의 아버지 J. L. Lagrange에서 시작하여, G. Monge, J. B. M. C. Meusnier, O. Bonnet, B. Riemann, K. Weierstrass(1813-1900), 1873년에 철사로 만든 폐곡선을 테두리로 하는 비누막을 펼치는 것에 의해 극소곡면을 실현해 보인 J. A. Plateau(1801-1883), S. N. Bernstein(1880-1968), Plateau의 문제를 해결한 T. Rad\'o(1895-1965)와 J. Douglas(1897-1965) 등의 연구를 거쳐, 지금도 연구가 굉장히 활발하게 되고 있는 분야이다.

미분기하는 Gauss-Bonnet의 정리, 그 일반화가 보여주듯이 topology와도 관계가 깊고, 측지선과 그 외의 연구를 통하여 역학계, 상미분방정식과 결부되고, 극소곡면과 그 외의 연구를 통하여 편미분방정식이나 함수론과도 관계가 깊어지고, 케-라 다양체를 통하여 대수기하에도 관련되게 되었으며, 수학의 여러 분야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발전되어 왔다. 이것은, 수학의 대부분이 조금씩의 다양체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미분기하는 다양체상의 미적분학이라는 것으로부터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상대성이론의 아주 중요한 도구임도 위에서 설명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미분기하의 성공의 근원을 물을 때, 그것이 Gauss와 Riemann곡률의 개념에 있음을 알고, 새삼스럽게 두 수학자의 위대함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분기하의 성격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여러 수학을 연구하기 위하여 미분기하적 방법을 습득할 필요가 있는 한편, 미분기하를 연구하는 사람도 다른 수학분야나 물리에 대한 조예를 깊게 하여, 넓은 시야에 선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다양체론을 공부한 후, Riemann기하, 함수론(1변수 및 다변수), Lie군론, 대수기하 등 폭넓게 수학을 공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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